Home>동문소식>동문 인터뷰 동문소식
동문 인터뷰
* 이 게시물을 공유하기
제목 고 건 (정치56) 전 국무총리 회고록 출간 인터뷰.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7.12.27
첨부파일 고건1.JPG (3.72 MB)
          

<고건 회고록: 공인의 길> 출판 간담회

정치의 시대에 생활, 갈등의 시대에 소통을

-국민을 위한 중도실용의 신념과 50년 공인의 길-

        

   

지난 1130일 오후 7, 세종문화회관에서 고건(정치56) 전 국무총리가 그의 회고록 <고건 회고록: 공인의 길> 출간에 앞서 출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고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최초의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해 국무총리 두 번, 서울시장 두 번, 장관 세 번, 최연소 전남지사(당시 37) 등을 역임한 행정의 달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회고록은 2013년에 펴낸 <국정은 소통이더라>를 보충한 증보판이다.

 

출판 기자간담회는 고 전 총리의 인사말로 시작했다. 그는 실제 공직에 있었던 시간은 다 합해 30년이지만 야인으로 지낸 20년 역시 공인의 마음가짐으로 살아왔으니 50년을 공인으로 살았다 해도 틀린 얘기가 아니다공인으로서 나의 삶은 우리나라와 서울 현대사와 깊게 엮여 있기 때문에 무엇을 왜 어떻게 하려 했고 실제로 어떻게 했는가, 또는 하지 못 했는가에 대한 회고의 기록을 남기는 일은 공인으로서 나의 마지막 의무이다라며 회고록을 새롭게 출간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서 그는 회고록의 핵심주제라 할 수 있는 공인의 길과 소통의 문제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중심적인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한다. 지난 이야기는 그저 흘러간 이야기에 불과할 수 있지만, 현재의 시각에서 다시 음미할 때 살아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영기(정치80)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나눈 대담내용을 책의 서두에 실은 이유를 밝히기도 하였다. 대담에서는 탄핵정국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솔직한 생각,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대선 불출마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이 다루어졌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일화

회고록에는 촛불 정국이 본격적으로 번지기 직전 고 전 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진언했던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그는 “20161030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사회원로 몇 분과 함께 차를 마시며, ‘국민들의 의혹과 분노는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이 국민을 납득시키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첫째로, 성역없는 수사를 표명하라. 둘째로 국정 시스템을 혁신하여 새로운 국정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진언했다면서 그러나 결국 촛불집회가 연이어 일어났고, 국회에서 탄핵안이 발의돼 가결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당사자에게 제일 큰 책임이 있겠지만, 그 사람을 뽑고 추동하면서 진영대결에 앞장선 사람들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회고록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총리를 맡게 된 과정 등에 대한 뒷얘기도 담겨있다. 그는 노 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 대해 “1998년 서울시장 민선 2기에 출마할 당시, 국민회의 노무현 부총재를 만났다인상적이었다. 그의 화법은 매우 담백했다. 돌려 말하는 법이 없었다. 드물게 사심이 없는 정치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총리를 제안하면서 개혁대통령을 위해 안정총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완강히 고사해도 물러설 기색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권한대행을 맡았던 시절에 대해서는 내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63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과 관계가 틀어지게 된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탄핵소추에서 복귀한 날 청와대로 들어가 이제 강을 건넜으니 말을 바꾸십시오라고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그런데 사흘 후 새 장관들에 대해 임명제청을 해달라고 해 거절했더니 비서실장을 두세 번 보냈다. 마지막에는 내 사표를 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완전히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이 200612고건 총리가 양쪽을 다 끌어당기지 못하고 스스로 고립됐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인사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고 전 총리는 완전히 사실과 다르다. 여야를 아울러서 국정을 수행한 건 나다. 내가 물러난 지 2년 후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을 때는 노 대통령 본인이 고립됐던 건 사실인가보다. 노 대통령 스스로 고립된 거다. 내가 총리일 땐 여야정 협의가 잘됐다고 기록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2007년 대선 불출마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는 회고록에서 자신의 지난 2007년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다. 고 전 총리는 노무현 정부 말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40%를 구가하기도 했지만, 지지율이 하락하고 정치세력화가 난관에 봉착하자, 2007116일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였다. 그는 제일 큰 불출마 요인은 중도실용의 기치를 내걸고 내 정치세력을 못 만든 것이고, 또 하나는 호남 출신의 한계론이라고 밝혔다. “나의 정치적 실패를 놓고 보면 중도실용의 정치가 설 자리도 좁았지만, 비정당 출신 제3의 정치인이 설 자리가 더 좁았다참여정부의 총리를 해서 진보 쪽으로 포지셔닝이 된 상황에서 2006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까지 발생하다보니 역부족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 핵실험으로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었고 열린우리당이 아무리 간판을 바꾼다하더라도 떨어지는 건 확실한 상황이었다다음 대선에서 재수로 후보가 돼야하는데, 내 나이가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대통령에 당선됐던 만 73세보다 많았다. 그러한 노욕을 덮어버릴 만큼 권력의지가 강하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현 정부에 대한 충고

고 전 총리는 현 정부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정권의 성패기준은 시대적 과제를 얼마나 잘 수행했는가에 대해 국민과 역사로부터 평가받는 것이며, 문재인 정부의 시대적 과제는 촛불 민심에 나타난 대로 특권과 반칙이 없는 제도개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정치·경제·사회의 새로운 틀을 찾아야한다. 탈산업화에 따른 고용 없는 성장, 일자리 문제, 세계 유례없는 초고령화의 진전, 사회안전망 미비로 인한 소득격차 확대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라고 덧붙였다.

또한 현 정부의 가장 큰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여야의 협치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였다. 그는 2003~2004년 자신이 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일하던 때의 경험을 얘기하며 여야정 협의체의 조속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시 대국회관계는 전적으로 총리 몫이었다. 여당이 3당인 신4당 체제에서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해 한·칠레 FTA 비준안, 태풍 매미 피해복구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이라크 추가파병까지도 논의되었다, “지금은 여당이 제1당인 신4당체제인데도 불구하고 여야정 협의체가 안되고 있다여당이나 야당이 조금 더 대승적인 차원에서 여야정 협의체를 조속히 논의할 시점이라 덧붙였다.

한편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적폐 청산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특정 세력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조사해서 처벌할 것은 처벌해야겠지만 기본 목적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혁이다특권과 반칙이 없는 공정사회로 가기 위한 국정운영 시스템을 혁신하는 것이 바로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이다고 밝혔다 

 

개헌의 방향

고 전 총리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헌의 방향으로 내각제가 아닌 대통령제를 유지하되 이를 수선해서 쓰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는 오랫동안 대통령중심제를 학습해왔고, 남북 대립관계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각책임제 등을 새로 학습하게 되면 (정착까지) 오래 걸린다기왕에 대통령제를 학습해오면서 이런 점은 잘못됐구나느꼈던 것을 수선해서 쓰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내치와 외치를 구분한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라며 이원집정부제에는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그러면서 개헌이 중임제 등 대통령제를 개선하는 차원이라면 국무총리가 아니라 국무조정총리로 역할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하며, 대통령제 수선 방향의 하나로 행정각부 실·국장급 인사권은 총리와 각부 장관에게 부여하는 대통령권한분산형개헌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고 전 총리는 과거 중도 신당의 추진 실패와 대선 불출마 선언 경험을 언급하며,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개선 역시 주문했다. 그는 현행 소선거구제가 민주화 하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호남당, 영남당 등 지역패권 정당이 소선거구제에서 기반을 닦아 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폐단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치발전을 위해서는 정치적 수명을 다한 소선거구제를 고쳐야 하며, 일본식으로 비례대표를 늘리고 석패율제를 도입하면 제3지대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사인(私人) 고건

회고록 출판 기자간담회를 마치며, 고 전 총리는 오늘을 기점으로 사인(私人)으로 돌아가 잊혀질 권리를 행사하고 싶다. 오늘이 자신의 생애에서 마지막 인터뷰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인으로서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나이 많은 사람은 편하게 모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