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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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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용섭(정치74) 국방대학교 교수 인터뷰.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8.09.04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핵의 운명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미북 정상회담이 끝났다.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2017년에 핵전쟁의 문턱까지 갔던 한반도 정세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대화국면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리고 연이어서 양국 간의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한국 전쟁시 미군 유해의 송환 등을 토의할 북미 고위급 대화 채널이 개설된 것이다. 그러나 전 세계인의 주목을 모았던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반영하지는 못했다.

왜 그랬을까? 북미 정상 간의 대화를 재구성해 보면,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북미정상회담 전에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풍계리 핵시험장 폭파 등 신뢰구축 조치를 일방적으로 취했으므로 이를 인정해 주어야 하며, 북한의 비핵화 지속을 위해서는 미국의 북미관계 정상화와 대북한 안보보장이 필요하다고 설득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내의 반비핵화 세력을 무마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적대정책을 청산하는 가시적인 조치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북한은 미국에게 북미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먼저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장기적인 과제이므로 북미 고위급회담을 계속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 당장에 미국에 가져갈 선물이 필요하므로 6.25 전쟁시 유해송환 문제를 김정은에게 제기하여 양보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김정은이 제의한 미사일엔진시험장 폐쇄 조치를 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구두 양보를 하였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북미관계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약속에 무슨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고 차후 비핵화 과정과 철저하게 연계시키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요구로 미국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약속했으며, 관계개선과 대북제재의 해제가 연계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고 있어, 이러한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에서 협상의 달인이라고 자타가 공인해 온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어떤 구체적인 비핵화 의무를 부과시킬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는데, 남북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완전한 비핵화외에 어떤 것도 추가시키지 못함으로써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가 얼마나 힘들게 되었는가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엔진시험장을 일방적으로 폐쇄하겠다고 하는 것을 비핵화에 대한 성의로 생각하고 미국이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양보까지 하였다. 이것은 1992년 남북한 간에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합의할 때에 우리 측의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과 북한의 비핵화 합의 및 IAEA 사찰 수용 및 남북한 상호사찰 협정을 위한 고위급회담 개최라는 딜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딜도 없어서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에서 정치적인 빅딜이 오고갈 때에 구체적인 비핵화의 가이드라인이 합의되지 못하면, 앞으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희망하는 대로 2년 반 내에 어떻게 북핵 폐기와 검증이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북한의 행태를 보면,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은 선 양국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후 비핵화 협상을 주장할 수 있고, 미국은 선 비핵화 후 관계 정상화를 고집할 수 있어 또 다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 북미 고위급회담 채널을 활용하여 어떻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을 것인가? 3가지 요소를 명심해야 한다.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미국은 북한 비핵화의 속도와 검증 정도에 연계하여 관계개선과 평화체제의 진도를 맞추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협상단은 과거 북핵 협상의 역사와 쟁점을 잘 숙지하여, 북한의 협상전략에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미 간에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상호관련성에 대해 한미 양국의 정부와 전문가 공동체가 긴밀한 정책협의와 공조체제를 갖추어서 미리 협상전략을 짜 놓아야 북한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