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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외교안보전문가 대담] 북핵 문제 해법과 대북정책 과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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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전문가 대담 - 북핵 문제 해법과 대북정책 과제

압박과 제재, 대화와 협상을 통한 투 트랙 접근이 중요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대화의 장에 나와야

      

북한은 지난 615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남북 간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남북 사이의 신뢰 분위기 조성을 전제로 달았으나, 최고 수준 형식인 정부 성명을 통해 대화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를 통해, 여전히 합법적 핵보유국임을 주장하며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핵 무력강화 조치는 누가 반대한다고 포기할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처럼 한반도와 국제사회를 향한 북한의 상반된 태도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지난 619일 전재성(외교 83)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와 김용현(외교 83)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을 만나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과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점검하는 자리를 가졌다. 

북한, 핵 보유 경제 건설 동시 추진

동북아 불확실성 예측불가능성 여전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이하 전) : 우선 북한의 현 상황을 잠시 짚어보자.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등장한 김정은 정권은 20133월 말에 병진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병진 전략은 북한이 핵 무력 건설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을 말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기에는 북핵을 폐기한다는 전제하에서 북한이 국가 전략을 구상했지만, 김정은 정권 때는 사회주의 헌법 자체에 핵 국가를 공인한 상태에서 정책을 취하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따라서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한 6자회담도 복원 필요성은 논의되고 있지만, 북한 거부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이후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핵 보유에 따른 대북 제재는 한국 정부 주도로 잘 이뤄지고 있다. 특히 과거 중국이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을 두둔한 것과 달리 김정은 정권 등장 이후 대북 국제 공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향후 2~3년간 북한이 핵 개발에 따른 국제 제재를 어떻게 이겨내고, 경제 성장을 이룰 것인지가 매우 중요한 상태다.

김용현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이하 김) : 전 교수가 전반적인 북한 상황을 잘 언급해주셨다. 2015년은 실질적인 김정은 시대의 원년이기에 북한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해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년상을 치러내고 탈상을 끝마쳤고, 본격적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통치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북한의 충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행동은 여전하다. 지난 59일 러시아 전승 기념일 참석을 돌연 취소한 것이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방한 당시 개성공단 방문 허가를 급작스럽게 취소한 것이 그 예다. 또한 최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불경죄로 처형하며 공포 정치의 분위기도 조성하고 있으며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위협 등 도발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행위는 동북아 지역의 불확실성과 유동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국제적 대북 제재, 포용 정책 함께 가야

북중관계 흐름이 주요 변수 될 수 있어

: 그렇다면 대북 국제 공조는 어떤가.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북핵 문제를 어찌 처리해야 하는지가 굉장히 고민이다. 한편으로는 대북 제재를 강화해 북한 스스로 병진 정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병진 정책을 고수해서는 경제 발전이 이뤄지지 않고, 정치 안정성도 떨어뜨린다는 점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방적인 제재 강화로 북한이 수세에 몰리면, 결국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합리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적절한 형태의 포용 정책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미 공조를 기반으로 미국과 함께 제재를 유지하며, 대북 관여 패키지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북중 관계의 진행이 북핵 문제 해결의 주요 변수라는 점이다. 중국이 어떠한 이유에서든 대북 제재와 관련한 국제 공조에서 이탈한다면, 북한의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한국은 지나친 제재 일변도는 중국에도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한국 정부는 한미 공조를 튼튼히 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돈독하게 해야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앞으로의 대북 국제 공조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 우리는 기본적으로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 한중 간 전략적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북핵 포기를 위한 압박과 설득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와의 대북 공조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5자 간의 단합과 공조가 중요하다. 우리는 유사시 북한 지역에 대한 선제타격 가능한 킬 체인 구축 등 맞춤형 대북 억제전략 수립 등 억지력을 강화하는 한편, 양자 제재나 유엔 안보리를 통한 국제 제재에 동참하는 등 압박 전략을 취하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 비용 자체를 높여, 핵개발이 자신들의 안보 확보나 병진 노선 성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동시에 대화나 협상을 통해 근본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중국의 건설적 협력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취임 이후 2년 넘게 중국과 북한은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오고 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확고한 비핵화 입장을 취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한국과의 관계가 긴밀해지며 북한의 불만이 커진 것이 주 배경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긴장관계가 방치되지는 않을 것 같다. 중국은 최근 93일 예정인 항일 전승기념 행사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공식적으로 초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초청에 응한다면 이는 북중 관계의 개선 신호탄으로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한국 정부는 북중 관계 개선 움직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입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주변국 대화 시도 거부

대화의 장에 나와야

: 북핵과 관련한 남북 대화 이야기를 해보자. 지난 615일 북한은 정부 성명의 방식으로 남북 대화에 응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조건들을 달아 대화 진전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대북 흡수통일 기도 포기 등이 그러한 전제 조건들이다. 한국은 비핵화 회담 역시 전제조건 없이 의사를 탐색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하자고 말하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여전히 병진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화를 하더라도 큰 수확이 없을 것이라는 일부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남북 대화에 대한 신호를 줘야 한다. 남북 대화 국면의 어려움을 어떻게 타개해나가야 할까.

: 전 교수의 말씀대로 북한은 주변국들의 대화 시도를 거부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방한 시 이러한 현 상황을 북한이 현재 모든 주변 국가들과의 대화 시도를 거부한 채 합리적인 방법을 찾으려는 손을 거절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이렇게 대화 시도를 거부하고 있을까. 기본적으로 권력 안정화를 위한 내부 결속에 치중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도부 내에 심각한 도전자가 있지는 않지만, 지난 3년간 주요 간부 90여 명을 처형할 정도로 김정은 정권은 정치적 안정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금년은 노동당 창당 7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경제적 실적을 내놔야 한다는 압박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지난해 국제 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 국제 사회에 대한 북한의 심기가 불편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유엔 산하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발표되었는데, 여기에 인권 침해와 반인도적 범죄에 관해 지도부까지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 가능하다는 언급이 등장했고, 유엔 총회 결의가 채택되고, 안보리 안건으로 정식 상정됐다. 이는 북한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읽혔고, 방어적 태도를 유지하는 주요 배경이 된 것이다. 그러나 제재나 압박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대화의 장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차원에서 실시해야 한다. 북한이 대화에 참여할 경우 어떠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지 큰 그림을 제시하는 한편, 압박과 제재 수단도 동시에 강화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