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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국 대북 군사옵션과 한국의 대응 - 황병무(외교60).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8.02.27
   남북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에서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강압외교가 경제·외교 면에서 군사 면으로 옮겨지는 정황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북한이 미국을 계속 위협하는 한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리라 말했다. 북한은 화성-12형 미사일로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맞받았다.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서울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는 군사옵션을 말했다. 3척의 항모전단 한반도 인근해역 배치·핵 잠수함의 한국 입항·북 지하시설 전투를 상정한 육군 훈련 등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해 9월 미 전략 폭격기 B-1B 랜서 편대가 북방한계선(NLL) 북상 작전을 편 것 또한 언론에 공개됐다. 한국의 작전기들은 이 작전에 참여했으나 국제법 준수를 위해 북방한계선을 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해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시정 연설에서 한반도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한 5대 원칙을 제시 하는 가운 데 ‘우리가 이루려는 것은 한반도 평화’라며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은 안 된다.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의 사전 동의 없는 군사적 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이 공동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따라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는 용납할 수도, 인정 할 수도 없다’ 면서 ‘우리도 핵을 개발하거나 보유하지 않을 것’이며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 했다. 한국 정부는 중국 정부와 한반도 무력 사용 반대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했다. 지난 해 12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대 원칙 제 1항은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용납 할 수 없다’는 성명이다. 이는 대북 위협과 긴박감을 약화시키고 한미 불신을 초래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핵심 이익으로 생각하는 현 정부의 신축외교로 보인다.

  미·중 ‘군사충돌 방지’ 협의

  북한 유사시에 대한 논의를 꺼려했던 중국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미·북 간 충돌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충돌이 현실화 되면 미·중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해 11월 미·중 정담 회담 시 중국 측은 상무·세관·금융당국이 대북 제재 조치의 이행 사항을 미국에 설명하고 미국 측은 대북 군사행동을 포함한 단독행동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이며 중국이 주장하는 대화에 의한 문제 해결에 이해를 표시했다고 한다. 정상 회담에 이어 미국 워싱톤에서 개최된 양국 군 고위 관계자들 간 ‘합동전략대화’에서도 미·중 양국군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위기관리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국 군 정보기관 담당 간부들이 정기적으로 회의를 여는 것 외에 북한을 담당하는 중국군 북부전구와 서울의 주한미군사령부 사이에 자동전화 설치를 합의했다.

  미국이 북한 핵시설이나 미사일 발사 기지를 타격할 경우 북한에 중국군이 전무하므로 양국 간 군사충돌이 자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미 지상군이나 특수부대의 북한 진격은 점령군의 성격을 지니기에 중국의 우려사항이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해 12월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한 급변사태와 관련해 미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38선 이남으로 후퇴할 것’이라고 중국에 약속 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생각하는 예방타격

  미국은 북한의 핵 보유(즉, 전력화와 실전배치)를 막으려 하고 있다. 핵무기 사용 임박단계에서 실시하는 선제타격과 구별되는 예방타격이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이라크의 원자로를 항공 공격으로 파괴한 바 있다. 핵 원료 생산의 기반시설을 조기에 제거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6차의 핵 실험을 끝냈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능력도 확보한 상태이다.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로 미 본토를 타격하는 능력을 갖추는 시기를 레드 라인으로 보고 있다. 북핵 미사일 능력에 대한 과학 기술의 문제이지만 미국 리더십의 인지(perception)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장은 올해 1월 22일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 본토 타격 능력은 ’몇 달’(handful of months)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진행자가 6개월 전에도 똑같은 발언을 했다고 하자 폼페이오 국장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어 ‘나는 지금부터 1년 뒤에도 그 말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미국 행정부는 그 시한을 연장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 국장이 말한 시한은 북한에 긴박감을 조성하기 위한 묵시적 최후통첩형 경고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제재에 아랑곳없이 핵 무력을 미 본토를 타격할 수준까지 증강 시켜 그 시한 연장이 필요 없어지면 예방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경고이다.

  미국 조야에서 대북 군사행동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반대의견은 미·북간 군사충돌 발생 시 감당할 수 없는 인명피해와 북한 핵 미사일 능력을 완전히 파괴할 수 없다는 약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찬성측은 첨단 군사기술의 발전과 미·북 간 현저한 전력 격차로 북한의 제한적 목표(핵시설과 미사일 발사대 등)를 선별적 또는 시범적 타격(코피 터트리기·정강이 차기)으로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작전의 성공을 주장한다. 미국은 쌍방 교전을 회피하기 위해 한반도 내의 전력이 아닌 근해에 배치 된 항모전단과 괌 및 일본기지에서 출격하는 전략자산을 작전에 투입 할 것이다. 이러한 작전이 북 핵·미사일 능력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더라도 수년 동안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의 증강을 방지할 수 있다. 또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나올 수 있도록 강압의 효과도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의 비합리적 비윤리적 리더십이 보유한 핵무기 대 핵무기 간 공포의 균형을 불신하고 완전한 비핵화(zero option)를 선호하고 있다.

  한·미 ’군사옵션‘ 합의해야

  미국이 앞으로 군사옵션을 사용할 것인가? 이것은 북한의 핵 능력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준의 도달 여부, 그리고 현재 실시 중인 대북 강압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폼페이오 국장은 미 본토 타격 핵능력의 완성이 레드 라인을 의미하며 그 시한 연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압의 성공은 벼랑 끝 대결을 포기한 북한을 비핵화를 전제로 한 회담에 나오도록 만드는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평화로 성립된 남북 고위급 대화가 북·미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길 바라지만 소망적 사고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비가 필요하다. 한국은 남북 대화를 북 핵 위기 대처에 종속 시킬 수밖에 없다. 한국은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하에 미국의 군사옵션의 사용 조건과 범위에 합의를 해야 한다. 전략자산에 의한 무력시위와 해상차단은 강압외교의 수단으로 인정되나 예방타격의 조건과 시기 및 작전형태는 별도의 합의가 필요하다.

  한국은 지난 1월 중순 한·일이 참석한 6.25 참전국 밴쿠버 회의에서 논의되었던 북한 밀수 방지를 위한 해상차단 작전에 필요 시 동참해야 한다. 해상차단은 비살상 군사 옵션으로서 밀수방지 이상의 강압효과가 있다. 해상봉쇄는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소련으로 하여금 쿠바에 배치한 수 십 기의 미사일 철수를 압박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1993년 8월 화학무기 제조물질을 실은 선박으로 의심 받았던 중국 화물선 은하호가 이란으로 향하던 중 사우디 아라비아 담망항에서 24일간 미 7함대에 의해 억류된 채 사찰을 받았다. 이 해상차단은 덩샤오핑으로 하여금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자세를 낮춰 때를 기다리라는 외교지침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친 사건이다.

  한국은 중국에 대해 원유 중단 등 강도 높은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해야 한다. 한국은 중국과 한반도 전쟁 불용·’THAAD 관련 3불‘ 협의 등 전략적 소통과 협의를 강화하고 있다. 사드 협의는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조치이다. 한국은 중국에 북한 핵 미사일 도발 중단을 위한 영향력 행사 등 반대급부를 요청해야 한다. 강력한 중국의 대북제재는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이끌어 미국의 군사옵션을 무효화 시킬 수 있는 길이다. 그리스의 사학자 투키디데스는 ’적의 전략을 두려워하지 말고 내 실수를 두려워하라‘는 금언을 남겼다. 미국은 이를 철저히 실행하고 있다. 한국에도 북 핵 위기관리의 좌우명이 되길 바란다.

(약력)

황병무 교수는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후 미 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학박사를 취득하고 외교부 정책자문위원장·한국국제정치학회장·통일고문회의 고문·국방발전 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전쟁과 평화의 이해’, ‘한국안보의 영역·쟁점·정책’, ‘신 중국 군사론’ 등이 있다.